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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포골드라인 26년史] 서부권 민심 바로미터 총선판 흔든다
    카테고리 없음 2023. 4. 1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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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러움의 역사, 진실의 기록

     

    대통령이 직접 대책수립을 특별 지시하고 원희룡, 오세훈 여권의 잠룡들까지 등판시킨 도시철도 김포골드라인의 시작은 26년 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1995년 당시 김포군은 사우북변지구를 시작으로 풍무지구를 개발하고 강화를 오가는 서울 나들이객도 늘면서 유일한 간선도로인 48번 국도가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

     

    지금이야 김포한강로, 태장로, 일산대교가 있지만 당시에는 48번 국도가 서울을 오가는 강화와 김포 사람들의 하나뿐인 목숨줄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유정복 군수 시절인 1997년 김포읍과 김포공항역을 연결하는 총연장 10km 규모의 경전철 계획이 수립된다.  

     

    계획상 1998년 착공 2005년 개통이 목표였으나 2001년 KDI(한국개발연구원) 타당성 조사결과 경제적 타당성 부족으로 무산되고 만다. 

     

    하지만 2년 뒤인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서울 집값 급등을 막는다며 수도권 10곳 등 전국 12곳의 신도시를 발표한다.  

     

    한강, 판교, 동탄, 운정, 광교, 양주, 위례, 고덕, 검단신도시가 모두 그때의 작품으로 김포한강신도시는 발표 당시 양촌신도시였으나 2008년 명칭을 바꿨다.

     

    노 정부는 당초 수도권 북부 광역교통계획에서 양촌신도시~김포공항을 지하철 9호선이나 5호선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국방부가 건교부의 계획에 최종 부동의하면서 김포의 신도시 규모는 당초 480만 평에서 150만 평으로 쪼그라들게 된다.

     

    이후 다시 350만 평 수준으로 재확장 됐지만 이 과정에서 당초 신도시에 계획됐던 각종 시설의 규모가 대폭 축소됐고 9호선 등 중전철 연장 방안도 취소되면서 경전철 계획으로 바뀌게 된다.

     

    하지만 당시 건교부는 정부의 재원을 투입해 신도시 입주 전인 2011년 경전철을 개통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전철을 연장하자는 여론과 경전철을 신속하게 추진해 개통시켜야 한다는 목리가 부딪히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2006년 지방선거에서 강경구 후보가 중전철 연장을 공약으로 내걸고 시장으로 당선 됐으나 한계를 느끼면서 1년 뒤 이를 포기하고 고가경전철 추진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런데 경전철 사업 추진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여당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당시 김동식 시장의 공약사항이었다.   

     

    또 당시 야당이던 유영록 후보도 '지하철 OK' 공약을 내세웠지만 여당 주자였던 강 후보가 중전철 여론을 선점하면서 고배를 마셨던 상황이었다.     

     

    여하튼 강 시장은 2009년 7월 4량 1편성 고가(高架) 22km, 지하 3km 총 연장 27km 총 사업비 1조 1863억 원의 경전철 도시철도 기본계획 승인을 받아 낸다. 

     

    미관상 우려가 있는 고가경전철이었지만 사업비 전액을 LH가 부담하고 2010년에 착공해 2012년에 완공한 뒤 2013년 개통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1년 뒤인 2010년 다시 유권자의 시간이 왔고 고가경전철 전면 백지화와 9호선 연장 추진을 내건 유영록 후보로 시정의 바통이 넘어간다.  

     

    당시 선거를 앞두고 유정복 국회의원이 지하철 추진과 LH로부터 기존 1조 원은 물론 2000억 원을 더 받기로 했다고 발표하자 유영록 후보 측은 '그것 봐라. 지하철 사업이 가능하다. 1조 2000억 원에 플러스 알파(+α)면 9호선 연장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펴며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유영록 시장도 9호선이 4량 1편성에서 6량 1편성으로 승강장 규모가 커지고 심지어 서울시가 8량 규모의 승강장을 요구하자 “5000억 원의 돈을 김포시가 감당할 수 없다"며 취임 1년 반 만에 경전철 계획으로 급선회하게 된다. 

     

    경전철이 신도시 발표로 중전철로, 신도시가 축소되면서 경전철로, 선거를 치르며 중전철로, 현실의 벽에 부딪혀 경전철로, 다시 선거를 거치며 중전철로, 또 다시 현실의 벽에 부딪혀 경전철로 바뀌면서 지금의 골드라인이 결정된 것이다.     

     

    경전철로 방향을 바꾼 김포시는 지금의 2배인 4량 1편성 규모의 승강장을 계획했다. 중전철은 아니지만 향후 차량 증차를 감안해서 최소한 4량 정도가 정차할 수 있는 역사를 구상한 것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국토교통부의 벽에 막히고 만다. 당시 김포시는 2020 도시기본계획 상 59만 명의 인구를 배정받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계획의 기준이 되는 국토부의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KTDB)에는 40만 명 수준으로 잡혀 있어서 도시철도 기본계획 상 지하철로는 역사를 2량 규모로 설계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당시 협의를 다녀온 실무자들 중에는 정부 측 관계자로부터 "지하철의 수송 분담률이 막상 그렇게 높지 않다"거나 "'김포는 인구가 100만이 넘어도 2량이면 충분히 카바가 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낙담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실무자도 "당시 기재부나 국토부에서 김포와 유사한 인구의 부산김해경전철 탑승수요가 2~3만이라고 비교하며 'BC도 안 나오는데 (지하화나 도시철도가) 가능하겠나'라고 핀잔을 들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김해경전철은 도심 외곽을 연결하는 노선이었고 김포골드라인은 2량 열차로는 애초에 답이 안 나오는 김포의 중심지란 중심지는 모두 거치는 말 그대로 황금노선이었다. 

     

    실제로 부산김해경전철의 하루 평균 예상 승객 수요는 17만 명이었지만 막상 개통 첫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3만명에 그쳤고 현재도 4만명이 겨우 넘을 정도로 엄청난 거품이 끼어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승객 수요예측 연구를 한 곳은 건설교통부(현 국토부) 산하 교통개발연구원(현 한국교통연구원)이었다. 자신들이 만든 엉터리 연구자료를 근거로 골드라인 사업을 비아냥 댄 것이다.

     

    반면 김포골드라인의 개통 전 예측 수요는 8만9000여 명이었고 실제 하루 8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승객이 몰리면서 서부 수도권발 민심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지금 김포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비추어 볼 때 당시 상위 기관이나 정부 담당자들이 얼마나 무능하고 무책임하게 오늘의 상황을 예측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포시는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9호선 유치 당시와 마찬가지로 국비 지원을 안 받는 자체 재정사업을 고수한다. 

     

    또한 당초 승인된 고가경전철을 전 구간 지하로 바꾸기 위한 도시철도 기본계획변경안 처리를 위해 도시철도건설사업에 따른 건설 및 운영비의 도비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2012년 3월 경기도에 제출한다. 

     

    김포시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며 지하화에 부정적이던 경기도를 설득하기 위한 고육책이었고 포기한 지원금은 김포시 부담분의 5%인 150억 원이었다.

     

    이로써 국비, 도비 지원과 지방채 발행 없이 자체 재정만으로 건설하는 국내 최초의 도시철도 사업이 탄생한다.

     

    이 계획은 2012년 3월 27일 김포시 자체 재정사업으로 전 구간을 지하로 건설하는 경기도 도시철도 기본계획(김포편) 변경 승인으로 최종 고시된다. 

     

    총사업비 1조 5086억 원 중 1조 2000억 원은 LH가 나머지 3086억 원은 김포시의 재정 부담이었다. 

     

    하지만 실제 사업비는 1조 3479억 원이었고 LH의 분담금을 뺀 김포시의 자체 부담은 당초의 절반 수준인 1479억 원이었다. 

     

    그리고 LH가 부담한 1조 2000억 원도 한강신도시 입주민들이 가구당 1200만 원씩 납부한 교통분담금 2조 원의 일부여서 결국 시민의 세금만으로 건설한 도시철도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고가경전철을 지하경전철로 바꾸면서 경관을 보전하고 시민의 재산상 손실을 막은 측면이 있는 반면에 2년 6개월의 시간과 1500억 원의 예산이 추가로 든 셈이다. 

     

    2012년 한 때 민자사업이 검토되기도 했다. 당시 도시철도 사업의 중동 진출을 노리고 있던 삼성물산 측에서 운영 노하우와 실적을 쌓기 위해 김포도시철도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사실상 건설비의 대부분을 투자하고 심지어 최소운영수익보장(MRG)을 포기하는 조건까지 내걸었지만 당시 국회의원은 재정에서 민자로 사업방식이 바뀔 경우 기본계획 재변경 등 개통시기가 당초 2018년 11월에서 2020년 10월로 2년 정도 늦춰질 것을 우려해 반대했고 민자사업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아 무산됐다.

     

    골드라인은 2014년 3월 26일 착공 후 레미콘 파동으로 1차, 차량 떨림으로 2차 개통이 지연된 뒤 2019년 9월 28일 드디어 첫 열차가 출발했다.

     

    하지만 잦은 운행중단과 극심한 혼잡률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을 향한 민심이 심상치 않다.   

     

    확장이 불가능한 2량 규모의 플랫폼은 대통령과 대권주자들까지 흔들고 있다.

     

    열차를 세운 뒤 승강장을 넓히는 공사를 하자는 말까지 나왔지만 철도업계 관계자들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현실적인 혼잡률 개선방안은 증차다. 골드라인은 최대 1분 30초까지 배차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 돼 있다. 비록 낮 시간대에 놀리는 열차가 늘어나는 비효율이 있지만 출퇴근 시간대에 열차를 집중 투입할 수 있다. 

     

    23편성 46량에서 김포시가 추가 발주한 5편성 10량 열차가 2024년 9월부터 투입되면 3분 7초인 배차간격이 2분 30초까지 줄어든다.

     

    늘어나는 인구에 또 다시 추가 투입이 필요하지만 전 세계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맞춤형 열차는 30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가격이 올랐고 이마저도 또다시 3년이 걸린다.    

     

    눈이 오거나 비가 내리면 더욱 압사의 공포에 시달려야 하는 대중의 교통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지 않고는 그 누구도 앞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5호선이든 GTX든 유권자들은 확실한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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